미 대선 직후 구글서 '4B운동' 검색량 5000%이상 급증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식 4B 운동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4B운동은 비 연애·비 성관계·비 결혼·비 출산 운동으로, 한국 사회 전통적인 가부장제에 저항하려는 뜻을 담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입니다.
미 여성들 사이에서 이런 4B 운동 대응 움직임이 이는 건 성범죄 이력이 있고, 낙태권에 반대하며 여혐 발언을 쏟아 온 트럼프가 당선돼 여성 인권이 후퇴됐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 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복수 외신들은 미국 내 일부 여성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4B'라는 한국의 급진적 페미니즘 운동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선 직후 구글에서는 '4B 운동' 단어 검색이 5000% 이상 급증했고 선거 다음날인 6일에는 미국에서 7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된 바 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도 '#4B운동'(#4bmovement)이라는 태그를 단 게시물이 수천 개가 올라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하자 시위에 나선 여성들/사진=연합뉴스
외신은 4B 운동이 향후 얼마나 대중적으로 될지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미 온라인에는 이를 이야기하고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4B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결혼했거나 연애 중인 여성들의 경우 남성 소유 기업 물건 불매, 남성을 위한 감정노동 거부 등으로 동참 의지를 표하고 있습니다.
박선영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선거기간 노골적으로 젊은 남성 유권자들에게 어필했고 반면 여성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젊은 남성들이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율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미국 내에서 4B 운동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한주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젠더학 교수는 4B 운동이 지나치게 성별 이분법에 의존하고 있고, 이번 대선에서 많은 여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이 운동이 미국에서 주류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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