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의 이란 대학생…'히잡단속 항의' 시위하다 체포

SNS서 영상 확산…"히잡 아래로 머리카락 보였다고 공격 당해 시위"
대학 측 "단속 이뤄진 것 맞지만, 도덕 경찰 폭행 없었다"

이란의 한 여자 대학생이 학교 안에서 이뤄진 히잡 착용 여부 단속에 항의하며 속옷 차림으로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란 이슬람아자드대학교 이과대학 캠퍼스 내에서 한 여성이 대낮에 속옷 차림으로 다니는 2분 39초 분량의 영상이 확산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난간에 앉아 누군가 대화하던 여성은 걸어 나와 뭔가 소리칩니다.

도로를 한참 걷던 그의 곁으로 소형 자동차 한 대가 멈춰서더니 차에서 내린 이들이 그를 붙잡아 차 안으로 밀어 넣고는 다시 차를 몰아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 영상을 올린 한 누리꾼은 "이 학생은 부적절한 히잡 착용을 이유로 도덕경찰(지도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의 괴롭힘을 받고도 물러서지 않았다"며 "속옷만 입은 몸으로 시위하며 캠퍼스를 행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누리꾼도 "도덕경찰은 이 여성의 히잡 아래로 머리카락이 보였다는 이유로 그를 공격하고 옷을 찢었다"며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속옷 차림으로 광장에 서 있었던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사진 = X(옛 트위터) 캡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슬람아자드대학교 측은 "캠퍼스에서 음란행위를 한 학생에 대해 캠퍼스 보안 요원이 조치를 취한 후 사법기관에 넘겼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이 학생에 대해 단속이 이뤄진 건 맞지만 도덕경찰의 폭행은 없었다"면서 "이 학생을 모욕하는 사건 영상을 더는 유포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해당 사건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 이란 지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 당국은 폭력적으로 체포된 대학생을 무조건 바로 풀어줘야 한다"며 "석방 전까지 당국은 그를 고문 등 학대하지 말아야 하고 가족 및 변호사와 접촉하는 것을 보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