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생각 못한 변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최근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입니다. ADHD는 부주의,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 당국이 설정한 입학 기준일과 생일에 따라 어린이들이 ADHD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365일 단위로 출생 시기를 구분해 입학시키면 같은 학년 학생들의 생물학적 연령이 최대 1년의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 이런 요소가 ADHD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 가설은 어린아이의 경우 1년은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충분한 차이를 낳을 수 있는 시간이며, 같은 학년에서 생물학적 나이가 교사와 부모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어린 아동이 ADH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가설에서 시작했습니다.
하버드 의대 보건정책 교수이자 의사인 아누팜 B. 제나와 크리스토퍼 워샴의 책 '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어크로스)에 따르면, 입학 기준일이 9월 1일인 주(州)에서 8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전년 9월에 태어난 동급생보다 ADHD 진단 및 치료 비율이 34% 높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ADHD 치료에 관해서도 조사했더니 8월생 아이들이 처방받은 ADHD 치료제의 평균량은 9월생 아동들이 처방받은 평균량보다 120일 치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가설이 옳은지 확인하기 위해 7월 출생 그룹과 8월 출생 그룹 사이, 9월 출생 그룹과 10월 출생 그룹 사이의 ADHD 진단율을 각각 비교했더니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울러 입학 기준일이 9월 1일이 아닌 주의 경우 8월생 아이들과 9월생 아이들 사이에서도 ADHD 진단율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책/사진=연합뉴스
책은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변수 혹은 우연이라는 요소가 사람들의 건강이나 보건의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예를 들어 국가 행정 수반이 되면 더 빨리 늙는지에 관한 답을 찾기 위해 저자들은 대통령(혹은 총리)의 생존 기간을 분석합니다.
우선 당선자들의 생존 기간을 당선 당시 이들과 연령·성별이 같았던 사람들의 기대 여명(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연수)과 비교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살핍니다. 또 2위를 차지한 후보의 생존 기간을 역시 연령·성별이 같은 이들의 기대 여명과 비교해 차이를 파악합니다.
그 결과 대통령이나 총리로 선출된 이들은 2위를 차지한 후보들보다 수명이 평균 2.7년 정도 짧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 지도자가 되면 경쟁에서 패배한 이들보다 그만큼 빨리 노화된다는 의미입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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