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을 못 땄지만 개인 최고 기록 세워
'엄지손가락 빨기' 세레모니도
'엄지손가락 빨기' 세레모니도
예정보다 빨리 출산하게 된 부인의 곁을 지키느라 30분 쪽잠을 자고 경기에 출전한 2024 파리 올림픽 선수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경보 20㎞에 출전한 오를레앙 키니옹(31·프랑스)은 결승전 바로 전날 밤 10시쯤 병원으로 급히 향했습니다.
부인이 예상보다 빨리 아이를 낳게 됐기 때문입니다.
새벽 2시쯤, 키니옹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인은 안전하게 딸 샤를리를 출산할 수 있었습니다.
키니옹은 딸이 태어난 기쁨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채 아침 8시에 치러지는 결승전을 위해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이날 키니옹은 30분 정도 쪽잠을 잔 게 전부였습니다.
키니옹은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습니다. 경기에서 9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키니옹은 "모든 게 잘 됐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며 "청록색 눈을 가진 아기는 최고로 예쁘고 부인도 건강하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기뻐했습니다.
부인이 안전하게 딸을 출산한 점 외에도 다른 행운이 키니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키니옹은 메달을 차지하지는 못했어도 해당 경기에서 1시간 19분 56초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결승 지점에 막 들어온 키니옹은 딸의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영유아들이 자주 하는 '엄지손가락 빨기' 포즈로 세레모니를 선보였습니다.
키니옹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며 "'올림픽 경기만 잘 끝내면 여한 없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는 어린 딸이 있으니 그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CNN 방송은 "출산하는 부인을 지키느라 잠도 못 잔 상태에서 국제대회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는 것은 아버지의 사랑과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다"며 "다만 (막 아이를 낳은) 키니옹은 이제 잠 못 이루는 밤에 적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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