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조기 은퇴'를 위해 노력하던 일본의 한 인플루언서가 "비참하다"며 후회했습니다.
'절대퇴사맨'이라는 계정명을 쓰는 그는 지난 28일 엑스에 "이렇게 영원히 엔저로 가게 되면 이제 '파이어'(경제적 자유 획득을 통한 조기은퇴)는 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21년간 무엇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정말 무의미한 인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오늘(17일) 88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엑스 프로필을 통해 자신을 '거북이 걸음의저축가', '입사일에 파이어 결의, 20년의 혹독한 절약, 저금을 통해 1억35만 엔'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처음에는 5천만 엔을 목표로 저축했지만 최종 목표를 1억 엔으로 수정했고, 21년 만에 1억 엔을 모았지만 은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라쿠텐증권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회사의 요청을 받아 조기 퇴직할 경우 1천만 엔을 더 받기 때문에 조기 퇴직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45세인 그는 최대한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20년간 벌어들인 소득을 거의 모두 저축했다고 밝혔습니다.
계란말이와 장아찌 위주로만 식사를 했으며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지출은 적립한 포인트로 충당하며 월 '0원 생활'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그에게 '0원 생활'이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식사 등을 해결하는 것으로, 가령 편의점 무료 쿠폰으로 교환한 음식을 식사로 대신하는 식입니다.
그는 "2034년에는 편의점 기저귀가 1개에 1만 엔, 편의점 시금 3천 엔, 환율은 달러당 5천 엔이 되는 것 아니냐"며 물가상승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절약 생활에 허무감을 내비치자 일본 누리꾼들은 "당신이 진정한 승리자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엔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은 모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연재해. 당신의 저축은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격려했습니다.
이에 그는 "승자가 맞을까요?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밀려나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은행이 자초한 인재다"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한편 엔화 가치가 1년 전에는 1억 엔이 72만 달러였지만, 지금은 63만 달러로 10% 넘게 추락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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