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결혼하면 과부 된다?…황당 미신에 중국 정부 '고심'

중국에서 올해 '과부의 해'라는 미신이 퍼지자, 당국은 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풍조가 심화될까 우려해 속설을 믿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중국 민정부(한국 행정안전부 격) 홈페이지 공공의견란에는 "'과부의 해'는 상식과 과학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것"이라 지적하는 한 시민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미신과 속설에 휘둘리지 않고 결혼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가 대응에 나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민정부는 지난달 22일 "당신이 제기한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과부의 해'는 24절기 중 봄이 시작하는 '입춘'이 음력 설보다 빨라, 속칭 '봄이 없는 해'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입춘은 2월 4일로, 설날인 2월 10일이어서 그보다 늦습니다. 내년에는 설날이 1월 29일이라 입춘보다 빨라, 음력으로는 올해 입춘이 없는 셈이 됐습니다.

SCMP는 이에 "봄은 탄생과 재생을 상징하기에 1년 중 가장 활기찬 시기로 여겨진다"며 "'과부의 해'로 여겨지는 '봄이 없는 해'는 결혼하면 불운이 찾아오는 것으로 민간에서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민정부에 올라온 해당 게시글은 중국 젊은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을 점점 꺼리며 지난 2년간 인구가 줄고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전했습니다.

SCMP는 중국중앙TV(CCTV)에서도 지난주 '봄이 없는 해'와 불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고 전했습니다.

CCTV는 해당 보도에서 입춘이 없는 음력 해는 드물지 않다며 2019년과 2021년에도 음력 해에 입춘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감소하며, 인도에 세계 1위 인구대국 자리를 내줬습니다. 신생아 수도 2년 연속 1000만명을 밑돌았습니다.

실제로 중국 결혼 건수는 2013년 1347만건에서 2022년 683건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SCMP는 "청룡의 해에 아기를 낳는 건 축복으로 여겨진다"며 "올해가 결혼하기에는 나쁜 해로 여겨짐에도 일부는 올해가 아기를 낳기에는 좋은 해라고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