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무게로 차 못 움직여"…9년간 2천억 '꿀꺽'한 中 부패공안

중국 정부, 부패 척결 다큐멘터리 공개…랴오닝성 전직 공안청장 3명 고발

20년 동안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중국 랴오닝성 전직 공안청장 3명이 챙긴 뇌물 금액만 2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최고 사정 당국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와 중국중앙TV가 공동 제작한 부정 부패 척결 다큐멘터리 '지속적인 노력, 심도 있는 추진'은 지난 6일 이들 3명의 죄를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리원시와 쉐헝, 왕다웨이 등 전직 랴오닝성 공안청장 3명이 챙긴 뇌물은 12억 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무려 2,200억 원에 달합니다.

2002년부터 9년간 랴오닝성 공안청장을 역임한 리원시는 철광석 채굴 업체 소유주 류즈팅 등으로부터 5억4100만 위안(약 992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리원시는 해당 업체의 불법 채광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지분 30%을 받아 챙기고 처남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사실상 업체를 장악했습니다.

또 당시 랴오닝성 민정청장이었던 쉐헝의 부탁을 받고 기업인 바이위천의 기소도 무마해줬습니다.

쉐헝은 바이위천으로부터 사례비 수천만 위안을 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리원시의 뒤를 이어 공안청장에 오른 뒤 사건 무마, 기업 운영 및 하청 등에 개입하며 1억3500만 위안(약 248억 원)을 받았습니다.

쉐헝의 뒤를 이은 왕다웨이는 2013년 공안청장에 오른 뒤 9년간 총 5억5500만 위안(1020억 원)을 수뢰했습니다.

그는 랴오닝성의 알루미늄 재품 생산업체인 중왕그룹의 소유주 류중톈에게 수사를 무마시키는 대가로 400억 원대 뇌물을 받았습니다.

류중톈은 사례비로 우선 4천만 위안(약 73억 원)과 400만 달러(약 53억 원)를 왕다웨이에게 건넸습니다. 당시 류중텐은 현찰을 22개 상자에서 담아 왕다웨이에게 줬는데, 이를 실은 왕다웨이 미니 밴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경사진 지하 차고에서 올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류중톈은 그 이후에도 4차례에 걸쳐 2억 홍콩달러(약 336억 원)를 왕다웨이에게 추가로 건넸습니다.

왕다웨이는 2019년 중국 공안부가 랴오닝성 전현직 고위직들의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자 류중톈에게 자신과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입막음하고 2020년 자금난에 몰린 중왕그룹을 비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한때 아시아 최대 알루미늄 제품 생산업체였던 중왕그룹은 법원에 파산 신청했는데, 중국중앙TV는 금권 유착에 의존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리원시는 지난해 1월 사형 집형유예를 선고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받았고, 쉐헝은 지난해 12월 징역 1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왕다웨이는 지난해 10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1~9월 중국 규율검사 및 감독 기관이 접수한 부패 사건은 47만 건에 이르며, 위법 행위로 처벌된 인물은 40만5000명에 달합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