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과 결혼해도 왕족 유지…구 왕실 출신 남성 입양"
여성 왕족이 평민과 결혼하면 왕족 신분이 박탈되는 왕실 전범 때문에 왕족 수 부족을 겪고 있는 일본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일본은 왕실에서 외교 사안을 일부 담당하고, 각종 공공기관과 단체의 수장을 맡는 등 역할을 하고 있어서 최근 왕족 수 부족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31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은 집권 여당인 자민당에서 왕족 수 확보를 위해 왕실 전범(皇室典範·왕족 제도와 구성에 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하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내용의 핵심은 여성 왕족이 혼인 후에도 왕족의 신분을 유지하는 것과 구 왕실가 출신 중 남성을 입양해 왕족으로 삼는 방법의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방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나루히토 일왕의 무남독녀이자 일본 왕실의 유일한 직계 공주인 아이코 공주가 결혼 뒤에도 왕실에 남을 수 있게 됩니다.
자민당이 이번에 방안을 확정 지으면 왕실 전범을 비롯한 법 개정의 구체적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보수적인 자민당 내 주요 인사들은 여성 왕족을 계속 왕실에 남길 경우 여성 일왕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고대 시대부터 여성 일왕이 있었지만 메이지 시대에 군 통수권자로서의 일왕 지위가 강조된 영향으로 여성의 왕위 승계가 금지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왕실에는 현재 왕실 전범에 따라 왕위 계승이 가능한 남성 왕족은 3명 밖에 없습니다. 왕위 계승 1순위인 현 일왕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와 2순위인 후미히토의 외아들 히사히토, 3순위인 아키히토 전 일왕의 동생 마사히토가 그들입니다.
그러나 1947년 왕족 신분을 내려놓은 과거 11개 왕족 가문이 다시 복귀할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두 가지 방안 모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한편 현재 후미히토 왕세제의 두 딸 가운데 큰 딸인 마코 공주는 2021년 결혼해 왕족 신분에서 벗어난 상황입니다.
최근 29살이 된 둘째 딸 카코 공주의 결혼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는데, 왕실 전범이 바뀔 경우 그 또한 결혼 뒤에도 왕실에 남을 수 있게 됩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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