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최상위 의대·공대 진학 꿈꾸는 학생 20만 명 몰려들어
학원비 부담과 성적 내야 한다는 압박 못 이겨 극단적 선택하기도
학원비 부담과 성적 내야 한다는 압박 못 이겨 극단적 선택하기도
인도 최대의 학원가가 모여 있는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의 코타에서 올해 들어 최소 25명의 학생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엄격한 카스트 제도 아래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코타는 인도 최대의 학원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공대·의대 입시의 메카로 부상한 이 도시는 12개의 대형 학원과 최소 50개의 소규모 학원이 모여 있습니다. 명문학교 입학생의 얼굴, 이름, 순위가 적힌 대형 광고판이 거리에 즐비한 모습은 우리나라 대치동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매년 약 2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인도 최상위 공대로 꼽히는 인도공과대학(IIT)이나 의대 진학 시험(NEET)에 합격하기 위해 이 도시로 몰려듭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중에는 13세 정도의 어린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호스텔이나 임대 숙소에서 생활하며 하루 평균 14시간 정도를 공부합니다.
학원비는 연간 10만 루피(약 163만 원)로 웬만한 인도 서민이 1년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몇몇 가난한 부모들은 없는 돈까지 끌어모아 자식을 이곳으로 유학보내기도 합니다. 최상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성공이 보장된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쟁은 치열합니다. 2023년에는 공대 진학 시험에 등록한 195만명의 학생 중 22%가 조금 넘는 학생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타의 학생들은 뒤쳐지면 안된다는 불안과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부담을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극심한 부담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도 해마다 발생합니다.
라자스탄 경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15명, 2019년에는 18명, 2018명 20명의 학생이 자살을 택했습니다.
올해에는 최소 25명의 학생이 극단 선택을 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저소득층 가정 출신으로 코타에 유학 와 혼자 생활 중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라자스탄주 정부는 지난달 29일 14세 이하 학생에게 학원 입학을 권유하지 않고 시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등의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을 추려내는 경찰팀을 꾸렸고, 학원 강사나 학생 숙소 직원 등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받도록 했습니다.
한편 이는 비단 코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 2021년에는 인도에서 13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시험 불합격'이 있었습니다. 이는 2011년 7696건에서 10년 만에 70% 증가한 수치입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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