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유명 건축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과 군부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을 비판하는 '소똥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오늘(3일) AFP통신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두앙그릿 분낙은 어제 오후 태국 수도 방콕 락시 지역 미러아트갤러리 야외에서 소 배설물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두앙그릿은 방호복과 전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흰색 방수포 위에 무릎을 꿇었고, 퍼포먼스 참가자들은 두앙그릿에게 소 배설물을 던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친군부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 대표이자 2014년 쿠데타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의 얼굴 모양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
프아타이당의 오랜 지지자인 두앙그릿은 퍼포먼스에 앞서 소셜미디어(SNS)에 "프아타이당이 PPRP와 손을 잡는다면 여러분 모두가 내게 똥을 던져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프아타이당이 PPRP를 비롯한 군부 진영 정당들과 연대해 정부를 구성하자 두앙그릿은 반발의 의미로 퍼포먼스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태국 정치는 지난 20여 년간 탁신 세력과 군부 진영이 대립하며 양분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대선에서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진보정당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오른 것입니다.
이후 전진당이 프아타이당 등 민주 진영 야당들과 정부 구성을 추진했으나 전진당의 집권을 막으려는 보수 세력의 저지로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의 연대를 끊고 군부 진영 정당들과 협력했고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프아타이당은 총선 전 "쿠데타 세력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지지도는 급락했습니다.
[김한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hanna24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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