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잇따른 공개 행보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일종의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제(4일)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 8살짜리 여아 라이사트 아키포바와 그의 부모를 초대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했을 때 라이사트가 그를 만나지 못해 눈물 흘리는 사진을 뒤늦게 보고는 마음이 편치 않아 직접 궁에 초대했다고 전했습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와 그의 어머니에게 미소를 지으며 꽃다발을 선물했습니다.
이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라이사트에게 바꿔주는가 하면, 라이사트의 고향 다게스탄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처음 전화를 받고 당황한 듯 소녀의 인사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설명을 듣고는 이내 예산 지원에 동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에게 "다게스탄을 위해 50억 루블(약 713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톤 실루아노프와 통화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스카이뉴스는 "이 모든 장면은 푸틴이 배려심이 많고 사려가 깊으며, 통제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통치력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은 푸틴 대통령이 적극적인 선전전을 통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한 지 사흘 만인 27일부터 공개 석상에 등장하며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습니다.
당일 레드 카펫이 깔린 크렘린궁의 야외 계단을 밟고 내려와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을 상대로 공개 연설을 한 데 이어 28일엔 모스크바를 떠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곳에서 환호하는 군중들과 악수하고 함께 '셀카'를 찍었으며 아이들을 끌어안는 등 즐거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29일엔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술 박람회에 참석해 화이트보드에 직접 유명 만화 캐릭터를 그리며 색다른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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