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댐 위에 폭발물 차량"…'러시아 소행' 정황 또 포착

이달 초 발생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의 붕괴가 러시아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항공사진이 공개됐습니다.

AP 통신은 현지시간 18일 단독으로 확보한 항공사진과 정보를 근거로 러시아가 카호우카 댐을 파괴할 수단과 동기, 기회를 모두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5월 28일 드론(무인 항공기)으로 촬영했다는 이 사진들을 보면 카호우카 댐 위에 주차된 차량 한 대가 눈에 띕니다.

이 차량의 지붕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차량 안에 담긴 대형 통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P는 문제의 통 뚜껑 부분에 지뢰로 보이는 물체가 붙어 있고 러시아군이 점령한 강기슭 도시까지 전선이 연결돼 있었다면서 "폭발물을 탑재한 차량이 구조물(카호우카 댐) 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진 속 차량이 댐 위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카호우카 댐을 점령 중인 러시아군이 댐을 폭파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통신 장교는 차량에 실린 폭발물만으로는 댐을 붕괴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 '차량 폭탄'의 실제 역할은 댐 내부 기계실에서 발생할 폭발을 증폭하는 것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댐을 폭파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으로 댐이 붕괴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AP는 옛 소련 때 지어진 카호우카 댐이 수천 파운드의 폭발물을 견딜 수 있게 건설됐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이 댐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지휘관 중 한명인 일리아 젤렌스키는 "퇴각하기 전에 지뢰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그들(러시아군)의 행동은 우리가 드니프로강을 건너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뿐 아니라 우리의 보급망 일부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통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