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촬영한 스위스 마을…결국 통행료 물린다

인구 400명 호수 마을에
팬들 몰리며 교통체증 등 혼잡
요금 7,200원 징수

현빈과 손예진이 출연한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 장소였던 작은 스위스 마을이 관광객들에게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AFP 통신은 현지 시간 9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 장소였던 인구 400명의 작은 스위스 마을 이젤트발트에 드라마 팬들이 몰리면서 마을 측에서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젤트발트는 '사랑의 불시착' 남자 주인공인 북한군 장교 리정혁이 스위스 유학 시절 형을 떠올리며 피아노 연주를 하고, 여자 주인공 윤세리가 우연히 리정혁의 연주 소리를 듣는 장면의 배경이 됐습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방영되면서 드라마의 인기는 치솟았고, 지난해부터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이젤트발트를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했습니다.

현지 관광 사무소 직원인 티티아 바일란트는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주민 1명 당 1,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에서 사진 찍는 관광객들 / 사진 = AFP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불만이 높습니다.

관광버스가 마을로 대거 들어오면서 교통체증이 생겨 마을 진입로가 막히는가 하면, 관광객들이 주변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가 자연 경관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유료 개찰구가 설치된 이젤트발트 호수의 부두 / 사진 = EPA

이에 이젤트발트는 지난달부터 예약한 버스만 지나갈 수 있도록 주차장에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또 호숫가 부두에는 개찰구를 설치했는데 5 스위스프랑, 한화로 7,200원을 지불해야만 부두 출입이 가능합니다.

관광객들 중 일부는 돈을 내야 한다는 것에 반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통행료 징수 결정 이전에 하루 방문자 수를 제한하는 등의 행정조치를 먼저 검토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