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소득'·'워라밸' 문제 및 '불평등 사회' 탈출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낡은 인습으로 답답함을 호소하던 일본인들이 조국을 떠나 해외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낡은 인습에 지쳐 조국을 떠나려는 일본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외국에서 직장을 찾으려는 일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르몽드는 지난해 초 일본을 떠나 시드니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주일에 4일을 일하며 월 40만 엔(약 385만 원)을 벌고 있는 미즈노 유키(26)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미즈노는 "일본에서 똑같은 일을 했다면 월수입이 19만엔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며 "생활도 이곳이 더 편리하다"고 했습니다.
매체는 일본인들이 해외로 나가는 첫 번째 이유로 경제적인 부분을 꼽았습니다.
르몽드는 "일본에서 1980년대 말 버블 경제 붕괴 이후 비정규직이 급증했고, 1990년대 이후 임금 수준이 정체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달러 및 유로 대비 엔화의 가치가 급락했다. 세계 3위 경제 대국인데도 갈수록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열패감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대기업들은 3%에 가까운 인상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지난 20년간 볼 수 없었던 수준지만, 그럼에도 물가 상승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임금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0.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매체는 소득 문제와 함께, '더 나은 워라밸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 조건'에 대한 갈증과 '불평등한 사회로부터의 탈출'을 해외 이주를 원하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르몽드는 "일본의 많은 기업에서 평일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 유급휴가가 보장되지 않으며 육아 휴직도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에 환멸을 느껴 20여 년 전 일본을 떠났다는 사카모토 연구원은 "일손 부족 때문에라도 여성 근로가 장려되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들은 여전히 여성은 집에서 아이와 노인을 돌보기를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뜩이나 인구 감소가 심각한 일본에서 인력의 해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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