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밥 먹다'와 '적 체포하다' 읽는 법 유사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한 가운데, 그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 공개됐습니다.
24일 다수의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주걱을 선물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히로시마현 이쓰쿠시마에서 제작된 50cm 크기의 주걱(샤모지)과 종이학을 모티브로 만든 램프 등을 선물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선물한 약 50cm 길이의 대형 주걱은 히로시마 특산물로 알려졌습니다. 주걱에는 기시다 총리의 서명과 함께 '필승'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일본어로 '밥을 먹다'와 '(적을) 잡다, 체포하다'는 말은 읽는 법이 비슷합니다. 이에 '필승 주걱'을 길조를 비는 특산물로 여겨 선물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 당시에도 일본 병사들은 승리를 빌며 주걱을 이쓰쿠시마에 바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히로시마 대표팀이 고등학교 야구, 축구 등 경기를 응원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선물의) 의미를 내가 말씀드리는 건 삼가겠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조국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런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선 기시다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준 선물을 두고 "부끄럽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한 누리꾼은 "필승 주걱을 일본 야구 대표팀에 주면 상관없지만, 전쟁 중인 나라의 대통령에게 선물하는 것은 센스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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