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한 통신기기의 잔해가 추락하면서 미국 서부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펼쳐졌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몇 가닥의 빛줄기가 이 지역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약 40초간 목격됐습니다.
목격자 중 캘리포니아주 주도 새크라멘토의 양조장에서 일하는 하이메 에르난데스가 이 장면을 촬영했고, 양조장 주인이 회사 계정으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영상에 달린 설명에는 "광란의 불꽃놀이입니다. 이게 양조장 위로 오늘 밤 날아갔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UFO"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에 근무하는 천문학자 조너선 맥다월은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이 빛줄기가 2020년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버려진 통신 안테나가 추락해 대기권에 재진입하고 불타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기기의 잔해가 60여km 상공에서 시속 2만7천km로 추락하며 타오르는 과정에서 빛줄기가 보였을 것이라며, 궤적으로 볼 때 잔해가 캘리포니아 중부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쪽으로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310kg짜리 기기는 원래 일본 업체의 것으로, 2009년에 우주공간으로 올라가 ISS에 실렸습니다.
통신위성에 정보를 전달한 뒤 지구로 다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었으나 2017년에 수명이 다했습니다.
쓸모없어진 기기가 귀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ISS 운영진은 이를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맥다월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이런 정도 크기의 기기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것은 몇 주에 한 번은 일어나는 흔한 일"이라며 "최근 50년간 이런 일이 계속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 지역만 놓고 보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늘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주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bninternj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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