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스웨덴 등 전 세계에 퍼져
이산화탄소 배출 줄이고 토지 필요 없어 '친환경적'
이산화탄소 배출 줄이고 토지 필요 없어 '친환경적'
사람 시신으로 거름을 만드는 장례 절차가 미국 뉴욕주에서 합법화됐습니다.
1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외신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캐시 호컬 미국 뉴욕 주지사가 지난달 31일 인간의 시신을 퇴비로 만드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연적 유기물 환원법'(natural organic reduction)에 서명했습니다.
친환경적 장례문화로 꼽히는 퇴비화 장례는 시신을 나무 조각, 짚, 알팔파 등 각종 식물 재료와 함께 밀폐 특수 용기에 넣고, 약 한 달간 분해하는 방식입니다. 박테리아나 미생물이 활동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 한 달 안에 시신을 흙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후 감염 우려가 없도록 열처리 등을 한 뒤 유족 의사에 따라 유골함과 같은 용기에 보관하거나 꽃이나 식물, 나무 등에 거름으로 뿌려 실제 퇴비로 씁니다.
이러한 방식은 소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화장과 토지를 필요로 하는 매장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인간 퇴비화 회사인 '리컴포즈'(Recompose)는 인간 퇴비장이 화장이나 매장에 비해 1t의 탄소를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컴포즈가 밝힌 퇴비화 비용도 7000달러로(약 890만원) 미국 장의사협회가 추산한 화장 가격인 6900달러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퇴비화 장례'/사진=리컴포즈 홈페이지 캡처
앞서 뉴욕주를 제외하고도 2019년 워싱턴주를 시작으로 2021년 콜로라도와 오리건, 2022년 버몬트와 캘리포니아가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유럽과 스웨덴 역시 이러한 장례 방식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관을 없애거나 생분해성 관과 함께 시신을 매장하는 자연 매장도 가능합니다.
다만 가톨릭 등 종교 단체의 반대 여론이 거셉니다.
카톨릭에서는 인간을 일회용품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윤리적 문제와 함께 그 존엄성을 훼손하는 불경스러운 장례법이라 주장합니다. 뉴욕주의 가톨릭 주교들은 "인체를 '가정용 쓰레기'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