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호 기소' 김형준 전 부장검사, 뇌물 혐의 1심 무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후 처음으로 기소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은 오늘(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모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가 금품과 향응을 받아 수사상 편의를 제공했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직무와 관계가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으로 있던 지난 2015년 검찰에서 함께 근무했던 박 모 변호사의 수사에 대한 편의를 봐준 대가로 1,0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올해 3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김 전 부장검사가 동창이자 스폰서로 지목된 김 모 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처음 드러났습니다. 당시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2019년 11월 김 씨가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사이에 있었던 금품·향응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공수처로 이첩하며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공수처가 김 전 부장검사를 기소하면서 이번 사건이 공수처의 첫 기소 사례가 됐습니다.

무죄 선고가 난 후 김 전 부장검사는 "정치적 논리에 따라 이슈를 만들어내기 위해 진행된 무리한 수사였다"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공수처는 재판부의 판단 내용 중 법리적으로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