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신생아 7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범행을 시인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루시 레트비는 신생아 7명을 살해하고 다른 신생아 10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뒤 최근 재판이 열렸다.
경찰은 지난 2015년 북서부 체스터 지역의 체스터 백작부인 병원에서 사망하거나 건강 상태가 갑자기 악화된 아기들의 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레트비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신생아 병동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레트비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남아 5명과 여아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남아 5명과 여아 5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도 있다.
사건 담당 닉 존슨 검사는 레트비를 '악마 같은 존재'라고 말하면서 "아기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건강이 악화했다"며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지만 아기들의 갑작스러운 상태 악화의 공통점은 현장에 매번 레트비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레트비가 근무하는 동안 신생아가 사망하거나 중병에 걸린 아기가 증가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검찰은 레트비가 혈류에 공기를 주입하고 인슐린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신생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맨체스터 크라운 법정에서 2018년 당시 경찰이 체스터 지역에 있던 레트비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메모들을 유죄 증거로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메모에는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나는 악마다'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살 자격이 없다' '나는 아기를 돌볼 자격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그들을 죽였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레트비의 변호인은 메모만으로 그가 아기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레트비는 헌신적인 간호사라고 강조했다.
아기의 사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레트비를 유죄라고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배심원단은 최대 6개월간 이번 재판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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