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사망한 일로 이란에서 발생하자 이를 항의하는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여성들은 항의표시로 시위 현장 또는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고 있다.
CNN방송은 이같은 여성들의 행동이 지난주 반 정부 시위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진 36세 남성의 여동생이 눈물을 흘리며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관 위에 흩뿌린 장면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여성들은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연대 표시로 시위 현장이나 온라인에서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을 공개했다.
CNN은 이같은 행동은 이란에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설했다.
실제 여성애 애도나 저항의 표시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은 1000년 전 집필된 페르시아어 장편서시사 '샤나메'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샤나메는 근대 페르시아어 문학의 대표적 작품이다. 고대 이란 왕조인 사산왕조가 7세기에 아랍인들에게 멸명하기 전까지 페르시아 왕들의 전설과 역사를 6만 편의 운문으로 작성했다. 피슈다디 왕조, 카야니 왕조, 아슈카니 왕조, 사산 왕조 등 4왕조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역사학자들은 샤나메를 이란 문화의 구심점으로 꼽는다. 이 작품에서 여성이 애도와 권력에 대한 저항 표시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는 장면이 나온다.CNN에 따르면 머리카락을 자르는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의 말도 비슷하다.
이탈리아 볼로냐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 화학 공학자 파에제 아프샨(36)도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는 "이 영상은 우리가 화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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