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현충일과 2020년 새해엔 종 울리기도
수리비용으로 약 1천260억원 들어
수리비용으로 약 1천260억원 들어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거대한 시계탑 '빅벤(Big Ben)'이 기나긴 수리를 마치고 다시 울릴 예정입니다.
현지 시각으로 3일, 미국 뉴욕 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 빅벤은 올여름 재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1859년 설치된 빅벤은 노후화를 이유로 지난 2017년 8월 21일 정오 타종을 마지막으로 기나긴 복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2017년 가동을 멈추기 전까지 빅벤은 158년 동안 매일 15분 간격의 종소리를 울렸습니다. 빅벤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60주년이었던 2012년 '엘리자베스 타워'라는 공식 이름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계탑 내부 종의 명칭인 빅벤이 사실상 탑의 이름으로 굳혀져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2017년 전에도 빅벤의 종소리가 멈춘 적은 있었습니다. 2007년 잠시 중단된 적도 있고, 보수 작업에 들어갔던 1983년에도 2년간 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빅벤의 소리가 멈추는 2017년 당시에는 시계종을 치지 않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보수공사 중이었던 런던의 빅벤 / 사진= 연합뉴스
빅벤 관리 당국은 3천500여 개 부속과 철 지붕을 모두 분해해 지상에서 수리를 마쳤습니다. 이번 수리에는 8천만 파운드(약 1천26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이번 수리를 총괄한 건축가 애덤 와트로브스키는 "빅벤은 엄청나게 큰 시계를 꼭대기에 이고 선 석축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영국의 심장부인 웨스트민스터를 상징한다"고 밝혔습니다.
와트로브스키는 또한 "영국 의회가 열릴 때면 빅벤 위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특별한 빛이 서린다"며 "특히 2차대전 중 빅벤은 자유와 희망의 소리를 전했다"고 했습니다.
지난 5년간의 수리 동안 빅벤이 전혀 울리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11월 11일 영국의 현충일과 2020년 새해에는 특별히 종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2020년 1월 31일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 당일에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종을 울리려 했습니다.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가 이뤄지는 이날 밤 11시에 맞춰 빅벤을 울리자며 크라우드 펀딩을 제안했지만, 결국 종을 치는 것은 무위에 그쳤습니다.
NYT는 빅벤의 일주일간 시간 오차가 불과 1초 이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건축 당시인 19세기 첨단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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