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적으로 폐기하자 미국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서두르고 있다.
NBC방송은 1일(현지 시각) 현지 남성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자녀가 있거나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기혼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앞당겨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미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하면서 향후 낙태가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지난 1973년 연방대법원이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것이다.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미국의 50개 주 중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오하이오, 텍사스, 플로리다, 미주리주는 '로 대 웨이드' 폐기에 따라 자동으로 낙태금지법이 시행되도록 한 이른바 '트리거 법'이 있는 주다.
플로리다주 노스마이애미의 비뇨기과 전문의인 데이비드 로빈스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관수술) 전화 문의가 너무 많이 와서 진료예약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미주리주의 캔사스시티의 비뇨기과 전문의인 크리스티안 헤팅어도 "지난 금요일(6월 24일) 이후 정관수술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900% 올라갔다"고 말했다.
한편 50여년 만에 낙태권이 폐기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성의 권리와 선택을 외치는 인권 운동가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낙태 반대론자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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