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출 선적량이 최근 1주일새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9~15일 러시아 해상 원유의 선적 물량은 2180만배럴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물량은 312만 배럴로 전 주인 2~8일 평균과 비교하면 25%가 감소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유를 선적하는 선박도 30척에서 20척으로 10척이 줄었다.
블룸버그는 원유 수출이 줄어들면서 러시아 정부가 걷어들인 세수도 1억8100만달러(2243)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전 주보다 33%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 원유 수출이 줄어든 것은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각국 정부 차원의 러시아 제재에 글로벌 정유사와 원유 중개사 등이 동참한 것이 러시아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블룸버그는 다만 선적이 줄어든 것은 당시 날씨 등의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고 전제를 달았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끄떡없다던 러시아의 핵심 산업인 에너지 업계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지난 1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시작된 국제사회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기로 한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도 러시아 대신 다른 국가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 에너지 업계는 공급처를 찾지 못해 결국 원유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 디젤과 가솔린 등을 생산하는 러시아의 정유업계는 최근 생산량을 하루 170만배럴씩 줄였고 그러면서 예년에 비해 감소량이 70%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유업계가 공급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다음달부터 하루 300만배럴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의 1일 원유 생산량은 1100만배럴이 넘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업계의 가동 중단은 러시아 경제의 어려움을 배가 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은 절대적이다. 실제 지난해 러시아 정부 예산 45%는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충당됐다.
지난달만해도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총액이 121억달러(14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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