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우정국이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군을 향해 특별한 우표를 발행해 눈길을 끈다.
미국 CNN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우정국이 페이스북에 "'러시아 군함은 가서 X나 먹어라'라는 슬로건이 적힌 우표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우정국이 발행한 이 우표는 이날부터 주요 우체국과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우표에 담긴 슬로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당시 러시아군에 항전하다 포로로 붙잡혔던 병사 로먼 흐리보우가 러시아 군함을 향해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앞서 흐리보우는 침공 당일 러시아군의 투항 요구에 이같은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국경수비대원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흐리보우는 러시아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 남단에서 48km 떨어진 흑해상의 작은 섬 즈미니에서 다른 국경수비대원 12명과 함께 영해를 지키고 있었다.
지리적 위치가 전략적 요충지에 있어 이 섬은 침공 당일인 24일부터 러시아군 전함을 상대해야 했다.
러시아군은 섬에 있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원들에게 무전으로 투항을 요구했다. 만일 투항을 하지 않으면 포격을 하겠다고 위협도 했다. 이에 흐리보우는 무전으로 "러시아 군함은 가서 X이나 먹어라"라고 맞섰다.
이 교신 내용은 현지 매체 보도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세계로 확산했다.
러시아군함은 섬에 있는 수비대원에게 포격을 가했고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의 전사를 기리며 '우크라이나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일부는 러시아군에 생포됐다가 첫 포로 교환 대상자에 포함돼 풀려났다.
한편 흐리보우는 이날 우표 공개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우정국은 "그의 강력한 저항이 있었기에 이번 우표가 발행될 수 있었다"며 경의를 표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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