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로, 미·중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화웨이 순회 회장직에 올랐다.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과의 범죄인 인도 문제가 잠정 종식 된지 반년 만이다.
2일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멍완저우가 3명으로 구성된 화웨이 순회회장 중 한명으로 승진함으로써 잠재적인 가족 승계가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순번에 따라 3명이 돌아가며 6개월씩 회장직을 맡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화웨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멍은 CFO 직위를 겸직한다.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런정페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기술패권경쟁 최전선에 있으며 자국내에서 미국의 탄압을 이겨낸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멍의 이번 인사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멍은 미국 정부가 대(對)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캐나다에서 3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 미국과 기소연기가 합의 돼 작년 9월 풀려났다. 직후 중국 전세기를 타고 금의환향한 그녀는 중국 당국의 선전과 더불어 중국 내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아왔다. 지난달 말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열린 지난해 실적 발표회에도 그녀가 나섰다.
그 동안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화웨이를 중국 정보기관과 긴밀히 연계된 사실상 또 하나의 정보기관으로 의심해 왔다. 특히 미국은 화웨이가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중국 정부를 위한 백도어(back door)를 운영하며 세계 각국 이동통신망을 도청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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