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사활동을 축소하겠다는 러시아측 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과 함께 올린 글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 측이 내놓은 단 한마디의 아름다운 문구도 믿지 않는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추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무것도 내주지 않겠다. 우리는 우리 모든 영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강조했다.
미 당국도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의 20%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지만 철수가 아닌 재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가 키이우와 다른 도시 주변을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체르니히브 주변과 키이우 외곽에 있는 가정, 상점, 도서관 등 민간 장소들을 포격했다.
이들은 또 다른 지역에서 병력을 재배치한 뒤 동부의 돈바스 지역과 돈바스 강으로 가는 핵심 경로에 있는 이지움 주변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체르니히브 시의회 서기 올렉산더 로마코는 최근 러시아의 발표에 대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밤이 되자 그들은 줄어들지 않았지만, 그 반대로 군사행동의 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현재로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는 전날(29일) 우크라이나와의 5차 협상 이후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활동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켜보겠다"며 "그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볼 때까지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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