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13일째인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28일 술에 취한 러시아군이 난사한 총에 10살 소녀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64km 떨어진 시베네에서 벌어졌다.
사촌 언니 안야는 "러시아군이 (시베네)에도 왔지만 평온한 상태라고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었는데 바로 다음날 친구로부터 사촌의 비보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안야의 어머니 베라 드미트리엔코는 "한 마을에 사는 10대 소년이 공중을 향해 총을 쏘자 러시아 군인들이 주택가를 향해 응사했고 이 때 아나스타샤가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응사한 군인들은 술에 너무 취해서 총소리가 난 곳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4채의 집을 포함해 보이는 모든 곳을 향해 난사했다"고 슬퍼했다. 또 러시아군이 첫날과 다르게 가게를 약탈하고 술을 많이 마셨으며 숨진 사촌 동생을 마을 묘지에 매장하려하자 이를 막아 서며 결국 집 뒷마당에 묻었다고 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7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474명이 사망하고 861명이 부상하는 등 1335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발표한 민간인 사망자수보다 68명이 늘어난 것이다.
인권사무소는 이어 볼노바카, 마리우폴, 이즈움 등의 마을에서 수백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개전 이후 처음으로 양측의 합의에 의한 민간인 대피가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시에서는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 약 5000명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도시를 탈출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TV 브리핑에서 "수미∼폴타바의 인도주의 통로로 5000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