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백합'으로 아카데미서 흑인 배우 최초로 수상
AP통신 "스크린 안팎에서 큰 영향력 행사한 사람"
AP통신 "스크린 안팎에서 큰 영향력 행사한 사람"
흑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가 94세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카리브해 바하마의 체스터 쿠퍼 부총리는 어제(7일) 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우리는 아이콘이자 영웅, 멘토, 전사, 국보를 잃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AP통신은 그가 전날 저녁 바하마에서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포이티어는 흑인이 스크린에서 그려지는 방식을 바꾼 획기적인 배우"라며 "흑인이든 백인이든 포이티어만큼 스크린 안팎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1927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포이티어는 당시 영국령이던 바하마 제도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15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1950년 영화 '노웨이아웃'(No Way Out)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습니다.
포이티어는 미국 사회의 흑인 차별을 다룬 영화에 주로 출연했습니다. 첫 주연작인 ‘흑과 백’(1958)은 흑인 탈옥자를 통해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작품이었습니다. ‘밤의 열기 속으로’(1967)에서는 인종차별을 딛고 살인사건을 쫓는 흑인 형사로 열연했습니다.
이어 ‘들백합’(1963)에서는 동독을 탈출한 수녀들을 돕는 퇴역 군인 역을 맡아 흑인 배우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외에도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상, 그래미상 등도 수상했습니다.
오스카 수상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신의 작품이 내 삶을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시켰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며 "당신이 역할을 통해 보여준 위엄과 힘, 탁월함 등은 우리 흑인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배우 우피 골든버그도 트위터에 "그는 우리에게 별에 가닿는 법을 보여줬다"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한편, 바하마 국적도 가진 포이티어는 1997년 주일 바하마 대사로 부임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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