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CEO, 성희롱 사태에 연봉 1,800억→7000만 원 전격 삭감

블리자드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 사태 여파
사장 경질·가해 직원 해고·CEO 연봉 삭감 발표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가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 사태에 책임을 지고 1,800억 원대 연봉을 7,000만 원 수준으로 삭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8일)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비 코틱 CEO는 연봉삭감안을 발표하고 이사회에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코틱의 지난해 연봉은 1억5460만 달러(1809억6000만원)였습니다. 이사회가 이번 감봉안을 승인하면 코틱은 연봉 6만2500달러(약 7300만원)를 받게 됩니다.

코틱이 임금을 자진 삭감한 것은 블리자드가 성차별·성희롱 사태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지난 7월 블리자드가 성차별적인 남성 위주 문화와 사내 성희롱을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블리자드는 소송에 허위 진술이 포함됐고 내용이 왜곡됐다고 주장했지만, 직원 1,500여 명이 파업과 시위를 벌였고 '사내 괴롭힘' 폭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블리자드는 결국 사태 방치의 책임을 물어 J 앨런 브랙 사장을 경질했고, 성희롱 사건 등에 연루된 직원 20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그러나 이후로도 숨겨졌던 성희롱 폭로가 나오면서 연방 정부도 블리자드 조사에 나섰습니다.

블리자드는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가 제기한 다른 소송에선 210억 원이 넘는 피해자 보상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코틱 CEO를 소환해 별도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코틱은 성희롱·성차별 문화를 근절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여성과 성 소수자 직원 채용을 50% 늘리고, 성희롱·성차별 문제를 제기한 직원을 보복한 관리자가 추가로 드러나면 즉시 해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