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트위터 계정을 '영구정지'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SNS광(狂)'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권 복귀를 앞두고 온라인 공간에서 빼앗긴 '마이크'를 만들어 대선 재도전의 발판을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새로운 SNS 출시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빅테크기업에 맞서 '트럼프 미디어 & 기술 그룹(TMTG)'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는 탈레반이 트위터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지고 있지만,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침묵당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은 SNS 공간에서 보수적인 목소리가 더 많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AP는 뉴욕타임즈(NYT)의 기술 분야 칼럼니스트와 인터넷 분야 교수들이 페이스북의 자체 자료를 이용해 작성한 일간 리스트에 따르면 상위 10개 링크 게시물 중 절반이 보수 매체와 해설자, 정치인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트루스 소셜 앱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내년 초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또 앤터테인먼트 프로그램과 뉴스, 팟캐스트 등을 제공하는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인 'TMTG+'를 시작하겠다며 '큰 그림'을 제시했다. 온라인 공간에 자신만을 위한 '폭스뉴스'격인 뉴미디어·정보기술(IT) 그룹을 만들어 대권 재도전을 위한 진지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권 레이스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힘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첫 해부터 잇따라 정치적 난관에 직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불러내려는 보수 진영의 요구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19일에는 미국 공화당원의 80%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뛰기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퀴니피액 대학이 진행한 설문에서 80% 가까운 공화당원들이 다음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서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에 진행된 같은 조사 결과가 66%였음을 감안하면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공화당원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가 확연하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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