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의 스튜트호프 수용소를 관리하던 친위대(SS) 대장의 비서로 일했던 96세 할머니가 나치 전범 재판을 앞두고 도주했다가 다시 검거됐다.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이름가르트 푸르크너씨는 이날 독일 북부 법원에서 1만 1000건의 살인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재판 전 요양원에서 빠져나와 도망쳤지만 몇 시간 만에 함부르크에서 체포됐다.
독일에서는 특정 범죄에 직접 연루된 증거가 없더라도 범죄 현장 주변에 액세서리처럼 가만 있기만 했어도 처벌할 수 있다는 판례에 입각해 이처럼 나이든 전직 간수나 친위대(SS) 비서, 허드레 일꾼들을 단죄하고 있다.
법원은 재판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피고인이 "1943년 6월부터 1945년 4월 사이에 수용소장 사무실에서 타이피스트로 일하면서 그곳에 수용된 이들을 체계적으로 살해한 책임자들을 방조하고 부추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여성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나이가 21세 미만이었기 때문에 소년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수튜트호프 수용소에서는 6만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용소에는 가스실이 있었고, 가스 실험과 총격, 독극물 실험, 굶주림 등으로 많은 사람이 숨졌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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