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폭력’ 폭로 사실로 밝혀져
中 당국 “강간 의심 정황…증거 확보 위해 추가 수사”
中 당국 “강간 의심 정황…증거 확보 위해 추가 수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한 여성 직원이 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공안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산둥성 지난(濟南)시의 공안 당국은 수사 결과 발표문에서 알리바바 여성 직원 A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전 간부 왕(王)모 씨와 알리바바의 협력 유통업체인 화롄 슈퍼마켓 전 간부 장(張) 모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안 발표에 따르면 지난 27일 왕 씨는 화롄 슈퍼마켓 관계자들과의 만찬에서 만취한 A 씨를 호텔 객실에 데려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만찬에 동석한 다른 여성 직원들과 함께 A 씨를 객실에 데려다줬습니다. 그러나 화롄 슈퍼마켓 직원이 호텔을 떠나자 다시 객실로 올라가 A 씨를 강제추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객실에 들어간 경위에 대해선 왕 씨는 피해자 신분증을 빼돌려 미리 호텔 프런트에서 추가 카드키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롄 슈퍼마켓 간부 장 씨도 만찬 다음 날 아침 피해자의 호텔 객실을 찾아가 강제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해당 여성의 호텔 객실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고, 피해자가 문을 열자 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안은 두 피의자 모두 피임 도구를 챙기는 등 강간 의심 정황이 있지만, 강제추행 이상의 범행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확보되지는 않았다며 추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알리바바 성폭행 사건은 직원 A 씨가 사내 게시판에 출장 중 비즈니스 접대 술자리에서 고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리며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상사가) 내 호텔 방에서 콘돔을 끼고 네 번이나 성폭행했다”며 “이 글을 적는 순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난다. 악몽을 꾸는 것 같이 두렵고 무기력하다”고 적었습니다.
이후 A 씨는 본사로 돌아와 인사과와 고위 임원진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해당 상사의 해고를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알리바바 측이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 호소를 묵살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A 씨의 폭로 후 사회적 비난이 거세진 뒤 알리바바와 화롄슈퍼마켓은 각각 왕 씨와 장 씨를 해고했습니다. 알리바바는 당국 규제 핵심 대상이 된 가운데 사내 성폭력 은폐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이 가중된 모양새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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