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독감처럼 매년 발병해 영국에서만 연간 수천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낳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고, 학교가 개학하는 가을 이후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수년간 매년 겨울마다 영국을 휩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가을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일부는 사망에 이를 것이란 것이 영국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브리스틀대의 애덤 핀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문제를 오랫동안 보게 될 것"이라며 "이 바이러스는 독감만큼은 아니지만 유전적으로 매우 재빠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수천명, 심지어 수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면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스퍼드대 로절린드 프랭클린 연구소 소장인 제임스 네이스미스 교수도 "충분한 집단 면역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다시는 들불처럼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독감과 비슷한 질환이 돼 사람들을 죽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망자 규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앞으로 겨울철에 매년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정 해에는 수만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독감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겨울철 주로 노령층이나 다른 심각한 병을 가진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클 것이란 게 영국 과학자들의 전망이다.
런던 위생·열대의학학교의 마틴 히버드 교수는 "코로나19는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끔찍한 병으로, 계속해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독감을 예로 들면 우리는 백신이 있지만 매년 영국에서만 2만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밝혔다.
또 영국 과학자들은 지난해 겨울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봉쇄조치로 인해 사람들이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졌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의학아카데미의 앤 존슨 회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겨울에는 서로 어울리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독감과 같은 다른 호흡기 질환의 급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영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전망이 너무 비관적이란 관점도 있다.
노팅엄대의 조너선 볼 교수는 "전체 인구의 면역력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사망자는 감소할 것"이라며 "매년 사망자가 생기기는 하겠지만 수천명 규모를 예상하는 것은 너무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