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23일 저녁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아마다바드의 한 대형 노천 화장터 근무자들은 계속해서 흰 천을 덮은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날랐습니다. 한쪽에선 장작 더미에 쉴새없이 불을 피우며 밤새 시신을 태웠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멈추지 않는 공장처럼 24시간 내내 시체를 태우고 있다"며 "인도 전역의 화장터에서 불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도 뉴델리, 경제 중심지 뭄바이 등 대도시에도 코로나 사망자 시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AP통신은 뉴델리 시내 길거리 곳곳에 시신들이 방치돼 있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AP통신은 "화장터가 붐벼 대기하고 있는 시신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아삼주 등에서도 화장 속도보다 시체 발생 속도가 빨라 며칠씩 대기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어제(25일) "전날 일일 확진자가 34만9691명에 달했다"고 전했습니다. 22일 31만 명을 넘겨 일일 확진자 세계 최다 기록을 세운 뒤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중입니다. 불과 사흘 만에 확진자 100만 명이 발생했습니다. AFP통신은 인도의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23일 전 세계 하루 확진자가 89만3000명으로 사상 최다 기록을 나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망자도 24일 2767명으로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20일부터 연일 2000명대 사망자가 나와 닷새 만에 1만 명 넘게 사망했습니다. NYT는 실제 사망자가 2~5배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어제(25일)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1696만172명(세계 2위), 누적 사망자는 19만2311명(세계 4위)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앞으로가 더 고비"라며 "최악의 사태는 아직 오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의료 체계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극심한 병상 부족으로 기차역, 호텔, 연회장 등을 긴급 코로나 병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지 못한 중환자들이 산소 부족을 겪기도 합니다. 뉴델리 인근 한 병원에서는 산소호흡기 공급이 지연되면서 환자 20여 명이 무더기로 숨졌습니다.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선 코로나 환자 가족들이 병원 창고를 공격해 산소통을 약탈해가기도 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공업용 산소를 병원에 긴급 공급하기 위한 특별 열차까지 운행하고 있습니다. 가디언은 "모든 병원이 포화 지경에 이르렀다. 한계를 넘어섰다"고 했고, NYT는 "기다림 끝에 의사들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수많은 환자가 죽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환자 폭증의 주 원인으론 정부와 국민의 안이한 인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4월 한 달간 힌두교 최대 종교 축제 '쿰브 멜라'가 열리면서 수천만 사람들이 갠지스강에 몰렸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정부 또한 일차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올해 2월 초 일일 확진자가 1만 명 이하로 하락하자, 정부는 방역을 완화하는가 하면 힌두교 축제도 함께 허용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 17일 지방 선거가 열리고 있는 웨스트벵골주를 찾아 마스크 없이 선거 집회에 참석하는 모습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몰 또한 확산세 급증의 원인이 됩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5일 전파력이 강력한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변이 바이러스는 변이 바이러스 두 종류를 함께 보유한 바이러스를 일컫습니다. 최근엔 삼중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미국과 중국 등은 인도적 지원에 돌입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그제(24일) 로이터 통신에 "최근 심각한 발병과 싸우고 있는 인도 정부와 의료 종사자들을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고위급에서 적극적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인도의 필요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 인도 측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영국·독일·캐나다·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는 인도발 여행객 입국 제한 조치에 돌입했습니다.
[ 유송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songhee9315@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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