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들여왔다.
리셴룽 총리가 밝힌 전 국민 백신 접종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2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1차분을 싣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출발한 싱가포르항공 소속 보잉 747화물기가 전날 밤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백신은 현재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시아에 백신 물량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이공항에는 아시아 지역 첫 화이자 백신 도착을 기념하기 위해 옹예쿵 교통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창이공항 고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백신은 화물기에서 콜드체인(저온유통 체계) 시설로 옮겨졌고, 이후 다시 냉장 트럭을 통해 외부 보관시설로 이동했다고 스트레이츠는 전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승인한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이다.
이번에 도착한 백신이 어떤 식으로 접종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리 총리가 지난주 의료진과 노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조기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 총리는 그러면서 "내년 3분기(7∼9월)까지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민과 장기 거주자에게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신규 확진자는 40명대였고 10월에는 6명으로 한 자리를 기록했다. 지난 20일에는 지역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은 내년 2~3월께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전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내년 2~3월에 국내에 들어오는 게 확실하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백신 구매 계약을 공식 체결한 유일한 제약사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에서 각각 1000만명분, 존슨앤드존슨-얀센에서 400만명분 등 모두 34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선구매 계약이 체결된 곳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며 나머지는 내년 1월에 계약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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