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위가 결혼 직후 3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석유화학업체 회사 주식을 단돈 100달러에 사들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스'와 '조직범죄와 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는 유출된 이메일을 추적해 보도한 내용을 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OCCRP는 "푸틴 측근들이 어떻게 부를 쌓을 수 있었는지 밝혀주는 희귀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 예카테리나 티코노바는 2013년 초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스키장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상대는 푸틴 친구의 아들인 키릴 샤말로프였다. 결혼 직후 샤말로프는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기업 시부르사(社) 지분 3.8%를 100달러에 사들일 수 있었다고 OCCORP는 전했다. 당시 회사 시가총액이 100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거래 한 번으로 380만배의 수익을 낸 셈이다. 1995년 준국영기업으로 설립된 시부르사는 15년 뒤 완전 민간기업이 됐지만 여전히 러시아 정부 영향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반(反)푸틴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간단한 일"이라며 "푸틴이 딸의 결혼선물로, 신혼부부에게 3억8000만달러짜리 선물을 준 것"이라고 했다.
시부르사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샤말로프만을 위한 독점적 특혜는 없었다. 다른 임원들의 거래 조건과 같았다"고 해명했다. 푸틴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푸틴 측근의 소문을 담은 기사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부부는 결혼 5년 만인 2018년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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