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국영TV에 '위험 지역의 영웅들'(Heroes in Harm's Way)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가운데 일부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드라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초로 발생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일어난 감동적 사연들과 바이러스와 싸워 승리한 중국인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이 된 것은 극 초반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한의 공포 분위기와는 반대되는 느낌이 지배적이라는 점과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여성 비하와 관련된 내용은 우한의 한 버스회사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비상 운행에 나설 기사를 모집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
수십 명의 남성 기사들이 비상운행을 자원하지만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버스회사 대표가 한 여성기사에게 비상운행을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여성기사는 "못한다"고 거부한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이러한 내용이 방영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
중국 사회의 성차별주의를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여성들의 기여를 지우려는 시도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실제 우한의 코로나19 위기 동안 최전선을 지킨 의료 종사자는 대부분 여성들이었다.
지난 3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우한과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 종사자의 3분의 2가 여성들이라고 보도했으며 관영 신화통신도 상하이에서 우한으로 파견된 의사의 절반 이상과 간호사의 90% 이상이 여성이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수치를 언급하며 "해당 드라마 내용은 명백히 왜곡됐고 여성 차별"이라며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퇴치에 여성의 기여를 지우려는 시도"라며 분노했다.
드라마 방영 후 '위험 지역 영웅들'의 방영 중단을 요구하자는 해시태그가 개설됐고 사흘만인 지난 20일 1억40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드라마 방영 중단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약 93%가 방영 중단에 찬성했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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