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자신의 대북 초강경론과 관련해 한국 내 여론이 완전히 분열돼 있다(very divided)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객원앵커인 그레타 반 서스테렌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판문점 회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밝혔다.
볼턴은 당시 문 대통령이 트럼프-김정은 회동에 자리를 함께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내용을 회고록에 기술한 부분에 대해 앵커가 사실관계를 묻자 "나는 문 대통령이 그 자리에 함께 하기를 원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당시 문 대통령이 3자 방식의 회담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회고록에 적어 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도 아다시피 한국의 여론은 완전히 분열돼 있다. 이른바 햇볕정책의 접근을 지지하는 지지층이 인구의 50%다. 나머지 50%는 정확히 나와 같은 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훨씬 강경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이 회고록에서도 언급하지 않은 한국민들의 대북 여론 분열 현상을 거론한 것은 최근 자신의 회고록을 둘러싼 한국 내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초강경 매파인 그의 대북론과 유사한 강경 여론이 한국 인구의 50%에 이른다고 주장해 나머지 절반인 유화론적 입장에 서 있는 문 대통령과 대북 정책에서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최근 그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이 왜곡됐고, 또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에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해 한·미 양국 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해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전략을 조현병적 발상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본인(볼턴 전 보좌관)이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반어법식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에 볼턴은 VOA 인터뷰 하루 전인 지난 23일 폭스뉴스와 만나 "나의 회고록은 진실을 쓴 것"이라며 "만약 한국과 미국의 유권자가 행동할 수 있는 시점에서 이와 같은 일에 대해 진실을 적지 않는다면 (양국) 국민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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