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결국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령을 선포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셧다운을 미뤄왔던 영국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결국 셧다운 대열에 합류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3일 저녁(현지시간) BBC 생방송을 통해 대국민성명을 발표해 한층 더 강화된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내놨다. 존슨 총리는 앞으로 3주간 모든 국민들이 이날 저녁부터 필수품·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한 쇼핑, 치료, 필수적인 업무를 위한 출퇴근 등을 제외하면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에는 식당, 카페, 펍 등만 문을 닫았지만 앞으로는 슈퍼마켓, 약국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이 중단된다. 도서관, 운동장, 실외 체육관 등도 폐쇄된다.
함께 거주하는 사람 외에는 세 사람 이상이 공공장소에 모이는 것도 금지된다. 이같은 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경찰이 적발해 벌금을 부과하거나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공원은 산책과 운동을 위해 개방되지만 단체 모임은 할 수 없다. 결혼식, 세례식 등 각종 기념식을 포함해 모든 행사들도 금지했다. 다만 장례식은 허용하기로 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조치가 사람들의 삶은 물론 여러 사업체와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다른 쉬운 대안이 없다며 "앞으로 더 힘들 것이다. 슬프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없다면 충분한 산소호흡기나 집중치료 침상, 의사와 간호사를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너무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아프면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코로나19 뿐만이 아니라 다른 병으로도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존슨 총리는 엄격한 조치를 계속 적용할지 여부는 3주 뒤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주 뒤에 이를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며 "만약 (과학적) 증거가 증명한다면 우리는 이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존슨 총리의 성명은 지난 20일 정부가 모든 식당, 카페, 펍에 휴업령을 내리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하게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자 나왔다. 지난 주말 영국 날씨가 따뜻해지자 전국 공원과 관광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통계정보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오전 9시45분(한국시간) 기준 영국 코로나19 확진자는 6650명으로 전날(5683명) 대비 967명 증가했다. 사망자는 335명으로 전날보다 54명 늘어났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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