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과 관련, 군사적 보복 대신 제재와 협상 쪽으로 퇴로를 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놓고 극명하게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한 이란에 군사적 보복 대신 경제 제재와 협상을 하기로 한다는 대국민연설에 대해 미국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일단 군사적 충돌이라는 파국을 피하게 된데 대해선 여야 모두 안도했지만,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 고조와 완화 사이를 오락가락했다며 이를 '리더십 진공상태'로 평가했다.
민주당의 그레고리 믹스(뉴욕) 하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우리의 동맹들과 다자간에 협상한 (이란 핵) 합의를 폐기했고, 지금은 이들 동맹을 그 스스로 조성한 외교적 참사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미국의 분별 있는 리더십의 진공상태로, 모든 이가 이를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한 이란 핵 합의가 미란의 미사일 공격을 가능하게 해준 원천이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책임론' 제기에 반발하며 '군사행동 제한 결의안'을 오는 9일 하원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미국 하원은 민주당 주도로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예정대로 발의, 이날 오후 운영위를 거쳐 9일 본회의에서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의무를 지키기 위해 하원의 이란에 대한 대통령의 군사 행동을 제약하기 위한 '전쟁 권한 결의안' 추진을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일정을 발표했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략에 대해 '힘을 통한 평화'로 대변되는 '레이건 독트린'에 비견할 만한 '윈-윈' 접근이라고 추켜세우며 협상국면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공화당내 친(親)트럼프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트윗에서 "모든 미국민은 이란 위협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해야 하며, 최대 압박 전략이 믿을만한 군사적 요소와 함께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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