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다음 주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이번 회동이 성사되면 지난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뒤 이뤄지는 첫 대면 협상이 된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필두로 협상팀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 상하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측이 협상 장소로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중 고위급 협상은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면서 진행된 바 있다.
최근 미중은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서로에게 유화적 손짓을 보냈다. 우선 양측은 지난 9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전화 접촉을 하고, 대면 협상 일정 등을 논의했다. 나아가 미국은 중국산 제품 110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 농산품 대량 수입'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협상단 대표가 직접 만나는 것은 무역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긍정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무역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실제 타결까지는 상당 기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은 무역 합의 법제화와 합의 강제 이행장치 마련, 화웨이 제재 완화 이슈 등 안건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미중이 다시 만나더라도 한 쪽이 통 큰 양보를 하지 않는 한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경제 매체 CNBC는 "백악관은 장기적인 협상 시간표를 내다보고 있다"며 "합의까지는 대략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개월반 만에 재개되는 이번 상하이 협상에서는 '화웨이 이슈'가 뇌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화웨이가 몰래 관여해왔다"고 보도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해 아직까진 다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IT 기업들과의 면담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용 문제와 관련해 "적시에(timely)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35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위해 약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IT기업들과의) 면담은 긍정적이었다"면서 "중국과의 대면 협상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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