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절반을 뽑은 21일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 넘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개헌 추진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당내 헌법개정 찬성세력을 더한 개헌세력이 발의에 필요한 수준인 전체 참의원 3분의 2를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 유세기간 동안 개헌을 전면에 부각시킨 아베 신조 총리는 선거 후 인터뷰에서 "임기(2021년 9월까지) 중 개헌 발의를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임기는 6년이다. 3년 단위로 참의원 절반을 대상으로 한 선거가 이뤄지며 이번 선거로 총 124석의 주인이 가려졌다.
최종 집계 결과 이번 선거에서 중 자민당과 공명당은 57석과 14석을 얻었다. 전체 참의원 의석 수는 각각 113석과 28석이 됐다. 이번 선거에 비해서 자민당은 9석이 줄었으나 공명당은 3석이 늘었다. 야당 중 개헌에 찬성하는 유신의회도 이번 선거로 10석을 얻어 전체의석수는 16석이 됐다. 기존에 비해 3석 늘었다. 무소속 3명까지 포함한 개헌 찬성 세력은 전체 160석으로 개헌발의선(164석) 유지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신의회를 제외하면 야당 중 의석수를 늘린 것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뿐이었다. 입헌민주당은 기존에 비해 8석이 늘어난 17석을 확보하면서 전체 의석수는 32석이 됐다. 이에 비해 자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았던 국민당은 2석이 줄어들며 전체 21석이 됐다. 공산당도 1석이 줄어 전체 의석수가 13석으로 줄었다.
자민당은 기존에 비해서 의석수가 줄었지만 승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선거와 동일한 지역구 등을 대상으로 했던 6년 선거가 정권 교체(2012년 12월) 직후에 이뤄지다보니 당시 성과에 준하는 수준은 애시당초 쉽지 않다고 판단했던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53석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선거후 가진 기자회견 등을 통해 9월 중반께 개각을 시사했다. 요미우리 신문 등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핵심 인사들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번 선거 승리로 아베 총리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포스트 아베 후보로 거론되던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자신의 파벌에서 현역 의원 9명이 출마해 이중 4명이 낙선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도 한몫했다. 니카이 도시후미 간사장은 선거 끝나기가 무섭게 아베 총리 4연임을 외치고 나섰다. 자민당 당규를 바꿔 아베 총리의 당 총재 임기를 3년 더 늘려 2024년 9월까지 늘리자는 것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여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다만 이번 선거 투표율은 48.8%로 지난 1995년 이후 최저로 나타났다. 전후 일본의 주요 선거 투표율로는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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