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놓고 일각에서 비판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교관이 아닌 이방카 보좌관이 미국을 대표해 국제 외교무대를 누빈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1일) 더힐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러한 비판론에 빌미가 된 것은 프랑스 정부가 공개한 짧은 영상입니다.
영상 속에서 이방카 보좌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 중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 정의에 대해 언급하자, 메이 총리는 "그것(사회 정의)의 경제적 측면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평소 관심 없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국방 부문도 똑같다. 전체적인 생태계 측면에서 매우 남성 위주"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정상들이 다소 어색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영상은 끝났습니다.
FT는 칼럼에서 "이 영상은 이방카 보좌관이 정상들의 토론에 끼어든 순간 정상들이 보인 '고통스러운 예의 바름'의 다양한 표현을 보여준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나 짜증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FT는 영상 속 이방카 보좌관의 발언이 앞선 정상들의 발언에 대한 '그릇된 결론'이었다면서 "대화 내용은 이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퍼스트 도터'가 국제 정상회의에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하고 "누군가의 딸이라는 건 직업적 자격조건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대통령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세계가 나아가면 우리 외교적 지위가 훼손된다"며, "미국은 대통령이 G20에서 일하길 원한다. 자격 있는 외교관이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방카 보좌관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둘러싼 족벌정치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끊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녀를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세계은행 총재에 임명하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방카 보좌관은 G20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방한 일정에도 동행해, 한미정상회담 자리에 배석하고 판문점도 함께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 마지막 일정이었던 오산 미군기지 연설에서 특별히 이방카를 호명하며 연단 위로 불러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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