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장기이식과 관련된 논문 수만건이 재소자들의 장기를 불법적으로 임상에 활용한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최근 비정부기구인 '중국의 장기 남용을 막기 위한 국제연대(ETAC·International Coalition to End Transplant Abuse in China)'가 설립한 중국조사위원회가 "중국에서 정치적 또는 종교적 견해때문에 수감된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재소자들이 수년간 장기적출로 인해 살해당했으며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조사위원회는 중국의 장기 이식 데이터와 인권 노동자, 전직 재소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EATC 국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웬디 로저스 호주 매쿼리대 교수 연구진은 지난 2월 중국에서 발표된 450건의 장기이식과 관련된 연구를 분석해 학술지 'BMJ 오픈'에 발표했다. 2000~2017년 사이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 450여건에는 8만5000개의 장기가 사용됐는데 86%에 달하는 380여건의 논문에서 장기 출처를 명시하지 않는 등 윤리기준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공여자의 동의를 구한 경우는 전체 논문의 1%에 불과했고 재소자 장기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논문은 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2015년 이전에 행해진 많은 논문에서 사형수들의 장기가 사용된 것 같다"고 결론내렸다.
이와관련해 '플로스원'과 '간 이식' 등의 학술지는 네이처에 "조사결과 처형된 재소자 데이터가 논문에 포함돼 있다면 해당 논문은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학술지 '이식(Transplantation)'은 "9편의 논문을 조사했고 논문 7편의 저자들이 장기 출처에 관한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 못했다"며 "8월에 7편의 논문을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학계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수차례 지적되자 중국은 2010년부터 관련 제도를 정비해왔다. 중국은 "2015년 1월 1일부터는 모든 이식용 장기가 이를 허용한 공여자에게서 자발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ETAC 중국조사위원회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조사위원회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의 자발적 장기공여에 대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비자발적인 공여자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렸다. 여전히 자발적 공여자 외에 재소자들의 장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네이처는 "ETAC의 보고서에 대해 아직 중국 정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과거에 사형 선고를 받은 재소자로부터 장기를 적출한 적이 있음을 인정한 적이 있다"며 "다만 중국은 장기 적출을 이유로 사람을 죽인 적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의 매튜 로버트슨 연구원은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중국조사위원회 보고서의 영향력은 국제 장기이식 단체, 인권단체, 서구 정부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며 불법적인 장기를 사용한 연구논문을 인정해주지 말것을 요구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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