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되고, 이란이 미국 드론을 격추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공격지시를 취소했다고 언급함에 따라 향후 실제 군사행동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중동지역의 긴장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만일 전쟁이 발생한다면 국제유가 등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원자재 전문연구기관인 코리아PDS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시나리오에 대한 유가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미국이 중동지역에 군사를 파견해 직접 전쟁을 수행한 것은 1)걸프전쟁, 2)이라크 전쟁이 있었다. 만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과거와 같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전면전 보다는 일부 지역에 제한적인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 이유는 1)전쟁비용 등 미국 재정적자 확대, 2)우방국들의 참전 없는 미국 단독 공격 부담, 3)전쟁 명분 부족 등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시행하면서 미국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고, 민주당과 2조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투자 논의도 진행해야 해 전쟁비용 증가가 수반되는 전면전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 걸프전쟁시 UN 결의에 따라 미국은 다국적군과 함께 이라크를 공격했고, 이라크 전쟁시에는 영국과 호준 군 등이 참전했다. 그러나 이번 유조선 피격 및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해서는 주요 우방국들이 이란 책임론에 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예전과 같은 동시 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이란은 영토가 넓고 병력도 64만여명으로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군 30만명 대비 병력 규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이란의 경우,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과의 핵합의를 탈퇴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15년 핵합의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언급해 미국이 이란 공격의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란 남부 지역의 미사일 기지 등을 타격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문창훈 코리아PDS 책임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물동량은 전체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확보한다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 해도 높은 OECD 재고와 저조한 수요 속에 유가의 가격 급등은 일시적·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전면전보다는 일부 시절의 제한적 타격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원유 운송의 중요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걸프전과 같이 공급차질 규모에 따라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의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과거 걸프전에서는 쿠웨이트 생산량 감소를 사우디가 메우면서 단기적인 반응에 그친 바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다면 별도로 우회할 경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격상승 리스크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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