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폭탄과 지뢰, 불발탄, 공습 등 폭발물이 분쟁지역 아동 사망과 중상 원인의 7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16일 나이지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 아동 사상자 수가 가장 많은 5개 분쟁국에 대한 유엔 자료와 세이브더칠드런이 공동의장을 맡은 '소아 폭발 부상 파트너십(Paediatric Blast Injury Partnership·PBIP)'의 아동 부상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나머지 28%는 총격과 십자포화, 흉기나 돌에 의한 것이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 '폭발 상해: 분쟁지역에서의 폭발무기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며 동일한 폭발물에 의한 피해일지라도 아동이 입는 피해는성인과 비교해 훨씬 심각하다고 밝혔다. 또 폭발 공격을 경험한 아동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 불안감, 광장공포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 정서적으로도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 아프간과 이라크, 나이지리아, 시리아, 예멘에서 살해당하거나 장애를 입은 아동이 7364명에 달하며 이 중 5322건이폭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아프간에서는 2년 동안 분쟁지역 아동 사망의 84%가 폭발 무기에 의한 것이었다. 같은 원인으로 인한 민간인 성인 사망은 56%다. 아동이 로켓과 박격포, 수류탄에의해 사망할 확률은 성인의 2배에 달했다. 또한 아동의 뼈는 성인보다 약해 폭발 부상을 입을 경우 기형으로 성장할 확률이 더 높다. 성인에 비해 얇은 두개골 또한 뇌 손상 위험을 높인다.
이번 연구 결과 발표와 더불어 PBIP는 폭발 부상을 입은 아동을 치료하는 데 활용할수 있는 현장 매뉴얼을 발간했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매뉴얼에는 폭발무기로 치명상을 입은아동을 치료하고 회복을 돕는 법, 아동에 특화한 트라우마 감소, 지속적인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돕는 방법 등이 담겨 있다. 전 영국 육군 의료국장이자 PBIP의 일원인 마이클폰 베르텔 예비역 소장은 "대다수 의료진이 폭발로 부상을 입은 아동을 치료할 훈련이 돼 있지 않다는 점은 슬픈 현실"이라며 "대부분의 교과서와 의료 절차는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하며 부상당한 군인을 연구한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 말했다. 헬레 토르닝슈미트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은 "폭발 무기가 매년 수천 명의 아동을 죽이고 장애를 입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동 보호라는 중요한도덕적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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