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0살 여자아이가 아버지의 폭력으로 사망한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이 그간 여러차례 세상에 '신호'를 보내며 도움을 청했지만 관계 당국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머니도 학대에 사실상 가담한 것이 드러난데 이어, 부친이 스마트폰으로 학대 장면을 촬영한 사실이 새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지바(千葉)경찰은 숨진 미아(여·10) 양의 아버지 A(41)씨에게서 압수한 스마트폰에서 미아 양이 학대당하는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이 동영상에서 미아 양은 벽에 선 채로 부친에게 구타를 당하면서 "아버지, 미안합니다"라며 울먹이며 구타를 그만해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습니다.
미아 양은 A씨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 지난달 24일 밤 자택 화장실에서 숨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미아 양이 과거 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때 설문지에 폭행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청했지만, 학교 측이 미아 양의 아버지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윽박지르자 이 설문지를 넘겨준 사실이 밝혀져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또 미아 양이 부친의 협박을 받아 '폭행당했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는 취지의 글을 피해 아동 보호 의무가 있는 아동상담소에 제출했고, 상담소측이 이를 안일하게 신뢰해 부친과 같이 살도록 허용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미아 양은 당시 의료기관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진단을 받기도 했지만 상담소측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미아 양의 어머니 B(31)씨는 경찰에 "내가 (남편으로부터) 맞지 않기 위해 딸 폭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있어서는 안 될 일로 진정 가슴 아픈 일이다"라며 아동학대 방지책 강화를 지시했지만, 국회에서 미아 양의 이름을 작년 일어났던 다른 아동학대사건의 피해아동인 '유아'로 잘못 발음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모든 학대 의심사례에 대해 점검하는 한편 아동상담소에 의사와 변호사를 배치해 학대 사건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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