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집트를 찾아 인권문제의 개선을 촉구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이집트 카이로를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이 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집트 국내 인권탄압 실정을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의 안정과 지속적인 평화는 개인의 존엄성과 법치를 모두 존중해야 이뤄지는 것"이라며 "국가의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인권 문제와는 무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로거와 언론인들이 감옥에 있으면 이집트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에 엘시시 대통령은 "지역 안정과 테러 대응 측면에서 인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우리는 유럽도 미국도 아니다. 이집트와 인근 지역만의 특색이 있다"고 반박했다. 언론 탄압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지적에는 "이집트의 발전을 이끈 것은 블로거같은 미디어가 아니다. 국민들의 근면과 노력, 정신력이 성장의 근간이다"라며 일축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집권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반체제 인사를 전례없이 강하게 탄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당국은 블로그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정부나 국민을 비판한 사람을 종종 체포하고 있다.
그간 마크롱 대통령은 이집트의 인권문제에 침묵한다는 비판 여론에 시달려왔지만 이번엔 전례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은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이집트 대통령에게 국내 인권 문제에 대해 강의하는 건 내 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해 여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엘시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 정부는 이날 교육, 보건, 교통, 무역,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협정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카이로 내 지하철 공사에 관한 양해각서도 포함됐다.
[이새봄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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