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시내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미철거 시 자매결연 파기를 들고 나선 일본 오사카시에 '위안부 기림비는 투쟁의 상징'이라며 일갈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의 런던 브리드 시장은 성명을 통해 위안부 기림비를 "성매매와 성노예의 공포를 견디도록 강요받아온, 지금도 강요받고 있는 모든 여성이 직면한 투쟁의 상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희생자들은 존경받을 자격이 있고, 이 기념물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교훈과 사건들을 일깨워준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세인트메리스 스퀘어파크에는 일본군 위안부로 희생된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 수십만 명을 기리는 기림비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중국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결성된 위안부 정의연대(CWJC)가 주도해 지난해 9월 설치한 것으로, 미국 대도시 중엔 최초로 건설됐다.
기림비는 한국·중국·필리핀 소녀가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김학순 위안부 피해자가 바라보는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지난해 11월 에드윈 리 당시 시장은 이 기림비를 시 기념물로 공식 지정하는 결의안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1957년부터 샌프란시스코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오사카시가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라며 반발하며 기림비 철거를 요구해왔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결연관계 파기 결정을 내리고 파기 이행 전 '기림비를 공공물에서 없애 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보내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한에 대한 답장도, 철거도 이뤄지지 않자 오사카시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시장은 이달 초 브리드 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자매결연 파기를 통보했다.
기림비를 두고 일본의 트집 잡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립비 설치를 주관했던 CWJC의 주디스 머킨슨 대표도 "기림비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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