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렉시트 협상으로 고민하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유렵연합(EU)에 대한 소송 제기를 조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이 총리는 지난 15일 영국 B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협상을 하지 말고 EU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메이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조언(advice)'이 아니라 넌지시 '제안(suggestion)'을 했지만 '너무 거칠다(too brutal)'며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이 '너무 거친 제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2일 영국 신문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관련 조언을 했으나 그녀가 이를 거절했다. 영국이 메이 안 그대로 소프트하게 브렉시트하게 되면 미국과의 독자적 무역협상은 단연코 없다(kill)"고 말하면서 메이 총리의 총리직 수행 능력을 의문시하는 듯한 말을 했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는 "메이 총리를 험담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선이 메이 총리를 칭찬한 내용은 다 빼고 비판적인 말만 내보냈다면서 "(메이 총리는) 매우 똑똑하고, 강인하며 유능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메이 총리는 이날 방송에서 협상을 계속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웃어넘기려 했다면서 "흥미롭게도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는 (협상을) '외면하지 마라. 외면하면 영국이 갇힐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다른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역시 EU 법을 위반하는 구체적인 조치나 정책에 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영국과 EU가 아직 브렉시트 협상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EU 법 위반 여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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